숯내 탄천의 '동방삭'전설

전설 2013. 4. 2. 20:15 Posted by 조영희

 

탄천은 한강의 지류이다.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에서 발원하여 성남시를 거쳐
서울특별시의 강남구 삼성동과 송파구 잠실동(신천동)을
끝으로 한강으로 유입되는 총연장 35.6km의 하천이다.

옛날 옛적에 삼천갑자(三千甲子 18만년)를 산 동방삭(東方朔)이 있었다.
동방삭이 너무 오래 살아서 천상천하(天上天下)를 막론하고 큰 골칫거리 가 되었다
동방삭은 원래 30년 밖에 살지 못 하는 운명이었다.
30살이 돼서 저승에 간 동방삭은 우연히 염라대왕과 그 신하들이 졸고 있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그 틈을 놓치지 않은 동방삭.
그는 저승명부에 적혀있는 자신의 수명 30(三十)에 선 하나를 그어 3000(三千)으로 바꿔버렸다.
그리곤 태연히 옥황상제와 신하들이 깨어나길 기다렸다.
잠에서 깨어난 옥황상제는 동방삭에게
 “너는 잘못 왔다. 너는 3000년을 살게 돼 있으니 나중에 다시 오거라”라고 말했다.
유유히 인간세상으로 내려온 동방삭은 그 후로 3000년을 더 살았다.
그러나 저승사자들은 3000년이 지나도 그를 찾을 수 없었다.
오랜 세월을 사는 동안 동방삭은 수많은 경험과 지혜를 모아 천지생사에 대한 모든 법칙을 알게 됐던 것이다. 그는 교묘히 저승사자들을 피하며 골탕을 먹였다.
옥황상제의 근심은 계속됐다.
 마침내 저승에서 가장 영리한 사자가 동방삭을 찾으러 인간세상으로 내려왔다.
그런데 그는 동방삭을 찾을 생각은 하지 않고 냇가에서 매일 숯만 씻었다.
며칠을 씻자 냇물이 까맣게 변했다.
이상하게 여긴 마을 사람들이 저승사자에게 왜 숯을 씻느냐고 물었다.
사자는 “검은 숯을 씻어 하얗게 만들려고 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뒤에 있던 동방삭이 말했다.
“내가 3000년을 살았지만 숯을 씻어서 희게 만들었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소”
이 말을 들은 사자는 기다렸다는 듯이 동방삭을 데리고 저승으로 갔다는 이야기다.

양재천은 과천 관악산에서 발원하여 서쪽에서 동쪽으로 흘러내리는 역수(逆水)다.
양재천은 개포동을 지나 그 끝자락에서 탄천을 만나 북쪽으로 흘러 한강을 만난다.
옛날 이 지역은 서울과 근거리이긴 하나 교통이 불편하여 나룻배를 타고 서울로 갔다 오는 산골이었다.
숯을 만들어 서울에 공급하여 숯골이란 지명이 생겨났을 것이라고 한다.
숯골(염리)은 현재의 성남경찰서 주변을 아랫 숯골이라 했다.
태평동, 신흥동, 수진동 일부를 윗숯골이라 했다. 아랫 숯골은 의령 남씨의 세거지였다.
윗숯골은 풍양조씨가 원주민으로 현재까지 9대째 살고 있다.
또한 본관이 광주이며 사후 영의정에 추증된 청백리 이지직(1354-1419)선생의 호가 탄천이다.
탄천은 순수한 우리말로 '숯내'라고도 한다. 맑고 푸른 물이 흐르는 큰 하천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